11월 중순의 부산은 참 묘한 계절이에요. 아침엔 손끝이 살짝 시릴 정도로 공기가 차가운데, 정오가 되면 또 ‘아, 겉옷을 벗어도 괜찮겠다’ 싶은 포근함이 스며들죠. 광안리를 향해 걸어가던 그날도 딱 그런 날씨였어요. 공기엔 초겨울 냄새가 조금 담겨 있고 바닷바람은 살짝 차갑지만, 햇살은 또 기분 좋게 피부를 어루만져주는… 말 그대로 ‘산책하기 딱 좋은 부산의 11월’.
이런 날씨엔 괜히 따뜻하고 달콤한 음식이 더 당기잖아요. 그래서 평소에도 눈여겨보고 있던 광안리 디저트 맛집 ‘호박가게’를 드디어 다녀왔답니다.
광안리 맛집 호박가게 호박 인절미 우유 feat 예약 웨이팅
📍주소 : 부산 수영구 광남로48번길 21
📍영업시간 : 10:00 ~ 18:00
📍주차 : 불가
광안리 디저트 전문점 ‘호박가게’는 부산 수영구 광남로48번길 21에 자리하고 있어요. 조용한 골목에 위치해 있어 처음 방문하시는 분들은 간판을 발견하면 “어, 여기가 맞네?” 하고 들어가게 되는 작은 동네 가게 같은 느낌이에요.
운영시간은 10:00~18:00, 그리고 중요한 포인트 하나! 매주 토·일요일은 휴무라 주말에 방문하시는 분들은 헛걸음할 수 있으니 꼭 확인하셔야 해요. 저는 인기 메뉴라던 인절미를 위해 오픈 시간인 10시에 맞춰 갔는데, 이미 몇 분이 웨이팅을 하고 있어서 “여길 그냥 지나칠 수는 없겠구나…” 싶더라고요. 그래도 회전이 빨라서 오래 기다리진 않았어요.
예약은 가능하다고 해서, 혹시 꼭 먹고 싶은 메뉴가 있다면 하루 전 미리 문의하시는 것도 추천해요. 주변에 주차장은 따로 없지만, 골목 주차는 힘들어 대중교통 이용도 나쁘지 않아요.
호박가게는 테이크아웃 위주라 가게 안에서 오래 머무는 편은 아니고, 딱 필요한 만큼 골라 담아 나오는 구조예요. 그래서 빡빡한 느낌보다 ‘동네 간식방’ 같은 포근함이 있어요.
광안리 호박가게는 비록 메뉴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 두 가지 모두 정성스러운 손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곳이에요. 단호박 인절미와 호박우유를 매일 아침마다 직접 만들어서 준비한다고 하니, 하루에 나오는 양이 많지 않을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조금만 늦게 가면 진열대가 금세 비어버린다고 하더라고요. 가능하면 오전 시간대에 방문해야 그날의 달콤한 호박 디저트를 온전히 만날 수 있어요.
호박 향에 빠진 하루, 광안리 호박가게 인절미 & 단호박우유
광안리 호박가게는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이름 그대로 ‘호박처럼 따뜻한 분위기’가 가득해요. 아이보리와 오렌지빛이 은은하게 섞인 색감, 오래된 주택을 리모델링한 듯한 작은 창문, 손글씨 느낌의 메뉴판까지… 딱 들어서는 순간 ‘아, 이 가게는 달콤함을 진심으로 대하는구나’ 하는 기분이 들어요.
여기가 디저트를 만든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한 공간이지만, 공간 자체에서 느껴지는 홈메이드 감성 덕분에 더욱 특별해져요. 필요 이상으로 꾸미지 않았고, 적당히 담백한 스타일. 그래서인지 오픈런을 기다리며 서 있는 동안에도 사람들 얼굴에 다들 잔잔한 미소가 떠 있었어요.
광안리 호박가게 단호박 인절미 (중, 7,000원), 호박우유(350ml, 4,500원)
광안리 호박가게 단호박 인절미를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제일 먼저 느껴지는 건 부드러운 고소함이에요. 호박 특유의 자연스러운 단맛이 먼저 스치고, 그 뒤에 인절미의 쫀득한 찰기가 한 템포 늦게 따라와요. 일반 인절미에서 느껴지는 고소함에다가 ‘가을의 달콤함’을 한 스푼 더 얹은 느낌이랄까요?
입안에서 사르르 퍼지는 호박 고물은 과하게 달지 않아서, 계속 손이 가요. 정말 “하나만 먹어야지”라고 생각했다가 어느 순간 반 박스가 사라지는 그 마성의 밸런스.
호박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아 이건 그냥 호박의 정석’이라며 박수 칠 맛이고, 호박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분들도 은은하기 때문에 오히려 편안하게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광안리 호박가게 호박우유(350ml)는 첫 모금에서 바로 느껴지는 건 ‘차분함’이었어요. 달달한 음료인데 어쩐지 마음이 조용해지는 느낌으로 우유의 포근한 질감과 호박의 은은한 단맛이 부드럽게 이어지는데, 이게 또 아주 자연스럽고 편안해요. 인위적인 단맛이 아니라 ‘집에서 조용히 끓여낸 호박우유’를 마시는 기분이랄까…
입안에서 깔끔하게 넘어가고 목 뒤에 잔향이 남는데, 그 잔향이 또 기분 좋게 달콤해요. 차갑게 마셔도 맛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살짝 미지근해졌을 때 더 고소함과 달콤함이 살아나는 느낌이 들었어요.
요즘 부산에는 예쁘고 화려한 디저트 카페들이 정말 많아요. 하지만 호박가게는 그 화려함 속에서 잊기 쉬운 ‘진짜 집 밥 디저트의 정서’를 지키고 있는 곳 같아요.
많은 가게가 비주얼 경쟁을 하는 시대에, 호박가게는 정성스러운 맛과 따뜻한 온도로 승부하는 곳이라는 점이 마음을 움직였어요. 오픈런을 했지만 전혀 아깝지 않은 맛. 특히 인절미는 “호박 디저트가 이렇게 담백하고 깊을 수 있네?”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메뉴였어요.
11월 중순의 부산 날씨처럼— 쌀쌀하지만 햇살은 따뜻하고, 바람은 조금 차지만 마음은 포근해지는—그런 복합적인 감정이 담긴 디저트였습니다. 광안리 근처에서 조용한 간식이 당길 때, 혹은 가벼운 포장 간식을 찾고 싶을 때, 호박가게는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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