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의 부산은 아침저녁으로 바람에 살짝 겨울의 기운이 섞여 들어오는 시기예요. 밤새 창문을 조금 열어두면 코끝이 찡할 만큼 차가운 공기가 밀려들고, 일어나서 제일 먼저 마주하는 하늘은 겨울 직전 특유의 투명함과 푸른빛이 깔려 있어요. 그 마른 바람이 바다를 스쳐 지나가며 조금 더 차갑게 다가오는데, 그 느낌이 묘하게 기분 좋은 계절이기도 하죠.
저는 이런 11월의 공기를 참 좋아해요. 여행 준비를 하면서 뜨거운 커피 한 잔을 손에 쥐고 창밖을 바라보면 “아, 지금 떠나면 오늘 하루는 잘 될 것 같다”는 감정이 스르륵 올라오거든요.
그래서인지 이번 포항 호미곶 일출 여행도 사실 아무 계획 없이 시작된 새벽 드라이브였어요. 부산에서 새벽 3시 넘어 출발하는 길은 도로가 텅 비어 있어 마음이 굉장히 편안했고, 차 안에서 조용하게 흘러나오는 음악까지 더해지니 “오늘 일출은 뭔가 특별할 것 같아” 하는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생기더라고요.
부산의 청량한 새벽 공기를 가득 들이마신 채 도착한 호미곶.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11월 초의 햇빛은 단순한 ‘해 뜨는 모습’이 아니라, 제 일상에 아주 깊은 숨을 불어 넣어주는 순간이었어요.
경북 일출 명소 포항 호미곶 해맞이광장 상생의 손 일출 feat 주차
📍주소 : 경북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대보리
📍영업시간 : 영업시간 : 24시간 개방
📍주차 : 경북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대보리 286-5 (대보호미곶광장주차장)
포항 호미곶은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대보리 286-5에 자리하고 있어, 지도를 펼쳐보면 한반도의 오른쪽 끝에 톡 하고 찍혀 있는 느낌을 받게 돼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아침 햇살이 스쳐 지나가는 지점, 즉 ‘최동단’이라는 타이틀 덕분에 많은 여행자들이 새벽 이른 시간에도 꾸준히 찾는 곳이죠.
이곳은 별도의 입장료가 필요 없고, 주차는 바로 인근에 있는 대보호미곶광장주차장을 이용하면 돼요. 규모가 아주 넉넉해서 승용차는 물론 관광버스도 부담 없이 드나들 정도라, 성수기에도 비교적 여유로운 편이었어요. 포항 시내 중심지에서 차로 약 4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도 좋은 편이고, 내비에 ‘호미곶광장주차장’을 검색하면 가장 가까운 위치로 자연스럽게 안내되더라고요.
11월 초 기준 일출 시각은 오전 6시 50분 전후. 하늘이 서서히 붉고 따뜻한 색감으로 채워지는 시간이 새벽 6시 30분쯤부터라, 그때쯤 도착해서 자리를 잡으면 바다 위로 태양이 떠오르는 찰나의 순간을 가장 완벽하게 담아낼 수 있어요.
한반도 최동단에서 맞이한 첫 빛, 포항 호미곶 일출 감성 여행
제가 도착했을 때는 하늘이 아주 흐릿한 라벤더빛과 짙은 남색이 섞여 있는 새벽 직전의 색이었어요. 바다 위에는 잔잔하게 흔들리는 파도 라인이 금속처럼 반짝였고, 그 위로 크게 펼쳐진 상생의 손 조형물은 어둠 속에서도 실루엣만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더라고요.
6시 20분쯤 되니 동쪽 하늘이 아주 조금씩 불타오르기 시작했어요.
은은한 연분홍—오렌지—황금빛이 서서히 퍼져나가면서 하늘이 마치 한 폭의 수채화처럼 변해갔죠. 그때 바다 위로 드리워진 상생의 손 그림자가 점점 또렷해지면서, 마치 “오늘도 새로운 하루를 힘 있게 잡아보자”라고 말하는 듯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6시 50분 전후.
태양의 첫 빛이 수평선을 미세하게 깨뜨리듯 올라오는 순간, 주변에서 작은 탄성이 흘러나왔어요. 바다 위에서 손을 쭉 뻗은 조형물은 태양을 감싸 안는 듯한 모습이 되었고, 그 순간의 장면은 말 그대로 “기다린 시간의 보답”이었어요.
사진으로는 절대 담기지 않는 빛의 깊이와 온도가 있었고, 새벽 바람 속에 숨겨진 겨울 기운이 볼을 스칠 때마다 그 순간의 생생함이 더 또렷하게 느껴졌어요.
일출이 완전히 떠오른 뒤의 호미곶은 전혀 다른 세계였어요. 조용했던 광장은 따뜻해진 햇빛에 환해졌고, 바다는 금빛 파도가 반짝이며 푸른색이 살아났어요.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라는 본래의 의미가 온전히 와닿는 시간. 이 설명할 수 없는 감정 덕분에, 저는 올해 본 어떤 일출보다도 이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았어요.
11월 초 호미곶에서 만난 일출은 제가 최근 경험한 여행 중에서 가장 특별한 기억 중 하나로 남았어요. 단순히 사진을 찍기 위해 방문한 장소가 아니라, 스스로에게 작은 선물처럼 주고 싶었던 시간이었거든요. 새벽 차가운 공기,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조용한 움직임, 바다의 묵직한 파도, 그리고 상생의 손 위로 떠오른 태양까지…
그 모든 요소가 하나도 빠짐없이 아름답게 맞물려 있었고, ‘첫 빛을 가장 먼저 받는 곳’이라는 호미곶의 상징적인 의미가 실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완벽하게 살아 있었어요.
일상에 지치거나 마음을 환기시키고 싶은 날,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여러 감정들을 잠시 멈추고 싶은 날, 혹은 단순히 새로운 아침을 생생하게 맞이하고 싶은 날이라면 호미곶 일출 여행은 정말 훌륭한 선택이에요. 또 한 번 새벽 어둠을 가르는 그 황금빛을 보고 싶게 만드는 곳. 그 만큼 강렬하고, 그만큼 잔잔하고, 그만큼 마음을 움직이는 여행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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